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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줄거리

by 하이패스pss 2023.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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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나는 간혹 소설이나 영화에 대한 시작을 주저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러한 이야기에 내재된 갈등이 나를 상당히 힘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감정이입을 쉽게 하는 성격이라서, 무서운 이야기나 너무 슬프거나 불편한 이야기를 감내하는 것이 어려워요.

 

어느 날 무료 TV 채널을 돌리던 도중 우연히 만난 프랑스의 예술 영화가 그래서 나에게는 매우 맞았습니다. 화면은 칙칙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무미건조하며, 스토리라인은 별다를 것 없어 보였지만, 한 시간 넘게 잔잔하게 흐르는 영화였습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나를 괴롭히는 갈등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 이후로 그러한 종류의 영화가 TV에 나올 때마다, 부담 없이 채널을 멈추고 편안하게 즐기게 되었습니다.

베르나르마리 콜테스라는 프랑스의 유명한 희곡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던데,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공연되고 사랑받는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프랑스인이 쓴 희곡이라면, 그때 그 영화처럼 편안하고 지루한 흐름이겠지 하고 생각하며 책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거미여인의 키스>가 떠오르면서 실망감이 치솟았습니다. 읽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글자들의 열거였습니다.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는 불법적인 거래를 하는 딜러와 그의 고객인 손님이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딜러는 해질녘 지나가는 고객에게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줄 수 있으니 그의 욕망을 털어놓으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고객은 자신이 욕망하는 것이 없다며, 그렇게 있어도 그것을 알려주지 않겠다고 고집한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번갈아가며 강렬하게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마침내는 무기를 들고 그 대화를 종결시키려는 듯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글자들이었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두 번째로 읽어보니 어떤 의미가 있음을 알았다. 번역가의 해설이 책 뒤표지에 있었지만, 그를 읽지 않고 스스로 이해하려 노력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야 제대로 읽은 것이라는 만족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작품에서 딜러와 고객의 대화를 본능적인 욕망과 그것을 부정하려는 자아 사이의 내적 갈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인간의 내면에 깃든 원초적인 욕망이 주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며, 그를 통해 그들 자신의 욕망을 인식하고 그것에 따라 살아가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그러나 주인은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욕망을 따르는 것보다는 사회에서 정의한 이상을 추구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내면에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욕망을 무시하고 외면한다. 결국, 본능적인 욕망과 이상화된 이성 사이에서 화해는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를 위협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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